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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원한 고향, 어머니
선생의 문학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는 어머님과 어버님에 대한 깊은 애정이다.
1906년 합천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선생이 살아온 시기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였다.
그 힘들고 굴곡진 시간들을 살아온 선생은 작품 곳곳에서 어머님과 아버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들을 표현하고 있다.
소설 『어머니』는 역사소설이다. 고려 무신난이 그 배경이다. 망이, 망소이 형제가 무신난에 참여하는 거사를 계획하는 단계에서 마지막 죽음에 이르는 단계까지 어머니는 절대적인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.
소설의 첫 장면은 망이, 망소이 형제가 거사에 참여하기 전날 어머니를 걱정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. 두 형제에게 어머니는 살아 있을 때는 물론이고 죽은 후에도 형제의 주요 결정을 좌우하는 정신적 지주이다. 특히 망이에게 어머니는 신념을 강화시키고 힘이 되는 존재이다.
“난민군이 다 달아나서 더 싸울 수가 없게 되었다. 그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냐?"
“예, 바로 그 사정을 말씀드리려고 찾아온 겁니다. …(중략)…
“그래서 항복을 하는 게 어떠냐고 내게 물으러 온 거다 그 말 이겠구나. 그러나 내 아들아, 이 늙은 어미나 너의 이 연약한 댁이 이렇게 고생을 참고 있는 것도 모두 너의 뜻이 성취되기를 바라서가 아니었더냐?”
분명히 그러는 노모의 두 눈은 이글이글 증오로 불타고 있는 것 같았다.
망이는 땅바닥에 쓸어졌다가 다시 무릎을 세우고 노모를 쳐다보며 울었다.
“어머니!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은가 어머니의 명령을 들으러 찾아온 게 아닙니까! 어머니! 어서 대답을 해 줍시오!
어머니의 명령이시라면 불 속으로도 물속으로도 사양 않고 들어가겠습니다.”
-. 어머니 467쪽, 468쪽 내용 중에서
실제로 이 소설에서는 어머니가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다. 그러나 무신난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당시 핍박받는 민중들의 삶이 사실적으로 잘 드러나 있고,
전쟁터에 보낸 아들의 행적과 그 행적을 쫒아가는 어머니의 모정을 독자들은 함께 읽어낼 수 있다.
글 사진 이주홍문학관 상주작가 김나월
출처: 사단법인 한국문학관협회 - 유투브 채널 [문학관 TV]